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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자 (발췌)

원작 김동인 · 저작권 만료(퍼블릭 도메인) · 출처

🙝🙟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사농공상의 제 이 위에 드는) 농민이었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 하나,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 그냥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열 다섯 살 나는 해에 동네 홀아비에게 팔십 원에 팔려서 시집이라는 것을 갔다. 그의 새서방(영감이라는 편이 적당할까)이라는 사람은 그보다 이십 년이나 위로서, 원래 아버지의 시대에는 상당한 농민으로서 밭도 몇 마지기가 있었으나, 그의 대로 내려오면서는 하나 둘 줄기 시작하여서, 마지막에 복녀를 산 팔십 원이 그의 마지막 재산이었었다.

그는 극도로 게으른 사람이었었다. 동네 노인의 주선으로 소작 밭깨나 얻어주면, 종자나 뿌려둔 뒤에는 후치질도 안하고 김도 안 매고 그냥 버려두었다가는, 가을에 가서는 되는 대로 거두어서 ‘금년은 흉년이네’하고 전주집에는 가져도 안가고 자기 혼자 먹어버리고 하였다. 그러니까 그는 한밭을 이태를 연하여 붙여본 일이 없었다. 이리하여 몇 해를 지내는 동안 그는 그 동네에서는 밭을 못 얻으리만큼 인심과 신용을 잃고 말았다.

복녀가 시집을 온 뒤, 한 삼사 년은 장인의 덕으로 이렁저렁 지내갔으나, 이전 선비의 꼬리인 장인도 차차 사위를 밉게 보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처가에까지 신용을 잃게 되었다.

그들 부처는 여러 가지로 의논하다가 하릴없이 평양 성 안으로 막벌이로 들어왔다. 그러나 게으른 그에게는 막벌이나마 역시 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지게를 지고 연광정에 가서 대동강만 내려다보고 있으니, 어찌 막벌이인들 될까. 한 서너 달 막벌이를 하다가, 그들은 요행 어떤 집 막간(행랑)살이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 집에서도 얼마 안 하여 쫓겨나왔다.

작가의 눈

  •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사농공상의 제 이 위에 드는) 농민이었었다.

    이 문장은 주인공의 비극적 미래를 암시하는 죄악들을 먼저 나열하여 독자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복선(Foreshadowing) 기법을 사용한다. 당신의 글에서도 인물의 과거를 서술하기 전에 그가 앞으로 처할 환경을 먼저 제시하여 극적 아이러니와 긴장감을 만들어 보라.

  • 마지막에 복녀를 산 팔십 원이 그의 마지막 재산이었었다.

    이 문장은 '팔십 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를 통해 남편의 경제적 무능과 복녀의 비참한 처지를 동시에 드러내는 간접적 인물 묘사(Indirect Characterization) 기법을 쓴다. 인물의 절박함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그가 가진 마지막 소유물이나 돈과 같은 구체적 사물로 상황을 암시해 보라.

  • 하루 종일 지게를 지고 연광정에 가서 대동강만 내려다보고 있으니, 어찌 막벌이인들 될까.

    작가는 수사적 질문(Rhetorical Question)을 활용해 남편의 게으름을 단정적으로 보여주며 독자의 판단을 유도한다. 단순히 '그는 돈을 벌지 못했다'고 서술하는 대신, 인물의 무능함이 명백히 드러나는 행동을 제시한 뒤 수사적 질문을 던져 그 의미를 강조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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